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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포트] 트럼프(2기) 1년 평가, 미중 관계 및 공급망 분석

by 하마로라 2025. 12. 4.

대중국 강경 압박 (디커플링 가속화)

대중국 강경 압박: ‘디리스킹’의 종언과 ‘대분열(Great Decoupling)’의 시작

“우리는 중국이 미국을 희생양 삼아 부를 쌓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관리’는 끝났다. ‘차단’만이 있을 뿐이다.”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 기조였던 ‘디리스킹(De-risking·위험 관리)’의 공식적인 사망을 선고했습니다. 대신 그는 훨씬 더 거칠고 노골적인 ‘완전한 디커플링(Strategic Decoupling)’ 버튼을 눌렀습니다.

지난 1년, 미중 관계는 ‘경쟁’을 넘어 ‘경제 전쟁’의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관세 장벽은 성벽처럼 높아졌고, 기술과 자본의 이동로는 끊겼습니다. 세계 경제를 양분해버린 트럼프 2기 1년 차의 대중국 압박 정책과 그 파장을 정밀 분석합니다.

1. 관세 60%와 PNTR 박탈: 무역의 ‘핵버튼’을 누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중국산 전 품목 60% 관세’**는 2025년 상반기 단계적으로, 그러나 신속하게 현실화되었습니다. 이는 1930년대 스무트-홀리 관세법 이후 가장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였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의회 공화당 지도부와 연계하여 추진된 ‘항구적 정상 무역 관계(PNTR)’의 박탈 시도였습니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이후 부여되었던 최혜국 대우를 철회하겠다는 이 위협은, 중국을 ‘일반 무역 상대국’이 아닌 ‘적성국’ 수준으로 격하시키겠다는 선전포고였습니다.

이로 인해 2025년 미국의 대중국 수입액은 전년 대비 40% 이상 급감했습니다. 월마트와 아마존에서 저가 중국 제품이 사라진 자리는 베트남, 인도, 멕시코산 제품이 채웠으나,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중국의 수출 기업들은 줄도산 위기에 처했고, 시진핑 정부는 내수 부양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야 했습니다.

2. 기술 봉쇄의 확장: “첨단 칩에서 레거시 칩까지”

바이든 행정부가 AI와 최첨단 반도체 등 ‘좁은 마당(Small Yard)’만 지켰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마당의 울타리를 걷어내고 중국 기술 생태계 전체를 불태우는 **‘초토화 작전(Scorched Earth)’**을 폈습니다.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수출 통제 리스트(Entity List)를 대폭 확장했습니다.

  • 레거시 반도체 제재: 첨단 칩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가전에 들어가는 구형(Legacy) 반도체까지 중국산 사용을 제한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장악해 가던 범용 반도체 시장의 싹을 자르기 위함이었습니다.
  • 우회로 차단: 중국 기업이 제3국에 세운 자회사나 합작 법인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해외 직접 생산품 규칙(FDPR)’을 무차별적으로 적용했습니다.
  • 틱톡(TikTok)의 강제 매각: 행정명령을 통해 틱톡의 미국 사업권 강제 매각을 완수하며, 중국 플랫폼 기업의 미국 내 활동을 사실상 금지했습니다.

3. 자본 전쟁: “월가(Wall St.)의 돈줄을 끊어라”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과 기술을 넘어 **‘금융’**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재무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연기금, 대학 기금, 벤처 캐피털(VC)이 중국의 첨단 기술 기업은 물론, 국영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른바 ‘자본 동결(Capital Freeze)’ 조치입니다. 이로 인해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서 미국계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심각한 자금난(Credit Crunch)에 봉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은퇴자들의 돈이 중국 공산당의 무기를 만드는 데 쓰여선 안 된다”며 월가의 반발을 일축했습니다.

4. 대만 문제의 ‘거래적 접근’과 안보 불안

대만 문제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철저히 **‘비즈니스맨’**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대만은 우리 반도체 사업을 훔쳐 갔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대만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을 GDP의 10% 수준으로 올릴 것을 공개 압박했습니다.

이는 동아시아 안보 지형에 미묘한, 그러나 치명적인 균열을 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방어 의지가 약해진 틈을 타 대만 포위 훈련을 상시화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군사적 대응보다는 “TSMC 공장의 미국 이전 가속화”를 요구하는 등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데 집중했습니다. 대만 해협은 전쟁의 위기감은 고조되는데, 미국의 개입 여부는 불투명해지는 ‘전략적 모호성의 붕괴’ 상태에 빠졌습니다.

5. 중국의 반격: ‘요새화’와 자원 무기화

수세에 몰린 중국은 ‘지구전(Prolonged War)’ 태세로 전환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쌍순환(Dual Circulation)’ 전략을 강화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중국이 쥐고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꺼냈습니다. 바로 **‘핵심 광물’**입니다.

중국 상무부는 2025년 하반기, 갈륨, 게르마늄에 이어 안티모니, 흑연 등 배터리와 방산 물자에 필수적인 광물의 대미 수출을 전면 통제했습니다. 이로 인해 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산 기업의 생산 라인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또한 중국은 브릭스(BRICS)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규합하여 위안화 결제망을 확대하는 등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을 가속화했습니다.

6. 한국 등 동맹국의 딜레마: “양자택일의 시간”

트럼프의 디커플링 가속화는 한국 기업들에게 ‘죽음의 계곡’을 건너게 했습니다. 미국은 한국 반도체 및 배터리 기업들에게 중국 내 공장 철수 계획을 제출하라고 압박했고, 중국산 장비나 소재를 조금이라도 쓴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퇴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안미경미(안보도 미국, 경제도 미국)’**를 강요받는 상황에서, 한국은 중국 시장에서의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공급망을 전면 재편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7. 총평: 하나의 지구, 두 개의 시장

트럼프 2기 1년 임기동안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단어는 역사책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는 미국 중심의 블록과 중국 중심의 블록이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신냉전의 장벽’**이 들어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굴복시키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경제학자들은 “효율성의 종말과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를 경고합니다. 공급망은 찢어졌고, 비용은 치솟았습니다. 2026년은 이 거대한 분열이 고착화되는 해가 될 것입니다. 기업들은 이제 ‘이익’이 아닌 ‘생존’을 위해, 어디에 줄을 서야 할지 매일 아침 살얼음판 위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