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심층 리포트] 트럼프(2기) 1년 평가, 외교·안보 분야 핵심 분석

by 하마로라 2025. 12. 4.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와 휴전 압박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와 휴전 압박: ‘나쁜 평화’의 강요와 지정학적 지각변동

“나는 취임 24시간 안에 이 전쟁을 끝낼 것이다. 더 이상의 무의미한 죽음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절반만 맞았습니다. 총성은 잦아들었지만, 전쟁은 법적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2025년 1년 동안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생명줄(군사 지원)을 죄어가며 젤렌스키 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거칠게 밀어붙였습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전선은 2025년 겨울 현재 ‘거대한 동결(Great Freeze)’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길 때까지 지원(As long as it takes)’ 기조가 트럼프의 ‘당장 멈춰라(Stop it now)’ 기조로 대체되면서 발생한 지난 1년의 외교적 드라마와 그 참혹한 대차대조표를 분석합니다.

1. 지원의 절벽: “미국의 현금인출기는 닫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조치는 예산 집행 중단이었습니다. 그는 취임 직후 펜타곤(국방부)에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무기 선적을 일시 보류하라고 지시했고, 의회 공화당 강경파(MAGA)들과 연계하여 추가 예산안을 전면 부결시켰습니다.

“미국 남부 국경이 뚫렸는데 남의 나라 국경을 지키는 데 1달러도 쓸 수 없다”는 논리는 강력했습니다. 155mm 포탄과 패트리어트 미사일 공급이 끊기자, 2025년 봄 우크라이나군은 전선 곳곳에서 탄약 고갈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는 러시아군에게 결정적인 공세의 기회를 제공했고, 우크라이나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들을 추가로 내어주며 후퇴를 거듭해야 했습니다. 미국의 지원 중단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전장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물리적 실체였습니다.

2. ‘트럼프 플랜’의 실체: 영토와 평화의 맞교환

지원이 끊겨 수세에 몰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른바 **‘현재 전선 동결 안(Freeze along the lines)’**을 최후통첩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안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현재 점령지 인정: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와 돈바스, 자포리자 일부 지역을 러시아의 실효 지배 지역으로 묵인한다(공식적인 영토 인정은 유보하되, 무력 탈환은 포기).
  2. 비무장지대(DMZ) 설치: 양측 군대 사이에 한국전쟁 식의 비무장지대를 설정하고, 유럽 군대가 평화유지군으로 주둔한다(미군은 제외).
  3. 나토 가입 유예: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을 최소 20년 이상 유예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에게는 “협상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전례 없는 무기를 쏟아붓겠다”고 위협하고, 젤렌스키에게는 “협상하지 않으면 당장 모든 지원을 끊고 러시아의 진격을 방관하겠다”고 양쪽을 압박했습니다. 결국 버틸 힘이 없어진 우크라이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2025년 가을, 잠정적인 휴전 협정(Ceasefire Agreement)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 젤렌스키의 고립과 우크라이나의 분노

키이우의 분위기는 참담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굴욕적인 항복”이라는 국내 강경파의 비난과 “더 이상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는 현실론 사이에서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트럼프의 평화안은 ‘배신’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수십만 명의 희생을 치르고도 영토의 20%를 러시아에 넘겨준 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정보 자산 지원과 탄약 공급 없이는 하루도 버틸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주권 국가의 의지는 미국의 국익 우선주의(America First) 앞에 무력했습니다.

4. 유럽의 각성: “미국은 더 이상 우산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본 유럽, 특히 폴란드와 발트 3국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미국은 언제든지 동맹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공포가 현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유럽의 **‘독자 핵무장론’**과 ‘방위비 증액’ 논의에 불을 지폈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숄츠 독일 총리는 “유럽의 안보는 유럽이 지켜야 한다”며 유럽방위공동체 구성을 서둘렀지만, 미국의 군사력을 단기간에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나토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결정에 동조하는 헝가리·슬로바키아 등의 ‘친트럼프 블록’과 이에 반발하는 ‘반러 강경 블록’ 간의 분열이 가속화되었습니다.

5. 승자 없는 휴전, 그리고 푸틴의 미소

표면적으로 이 ‘트럼프식 평화’의 최대 수혜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는 전쟁의 목표였던 ‘나토의 동진 저지’와 ‘크림반도 육상 통로 확보’를 사실상 달성했습니다. 서방의 제재가 일부 완화되면서 러시아 경제는 숨통이 트였고, 푸틴의 국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완전한 승리가 아닌 ‘동결’에 불과합니다. 러시아 역시 막대한 인명 피해와 경제적 타격을 입었고, 서방과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이 파탄 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 휴전 기간을 이용해 군사력을 재정비하고, 향후 다시 우크라이나 나머지 영토를 노릴 것이라는 **‘재침공 시나리오’**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6. 총평: 정의가 사라진 힘의 논리

트럼프 2기 1년 임기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멈춘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평화를 가져왔다”고 자화자찬하며 이를 노벨 평화상 추진의 명분으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나쁜 평화(Bad Peace)’**라고 부릅니다.

힘에 의한 국경 변경을 묵인한 이 선례는 대만 해협과 중동 등 다른 분쟁 지역에 “미국은 필요하면 발을 뺀다”는 위험한 신호를 보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폐허가 된 땅에서 영토 수복의 꿈을 접은 채, 언제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판 같은 평화 위에 서 있습니다. 2026년, 이 불안한 휴전선이 유지될지, 아니면 더 큰 전쟁의 불씨가 될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변덕스러운 ‘거래(Deal)’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