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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포트] 트럼프(2기) 1년 평가, 나토(NATO) 및 유럽 안보 분석

by 하마로라 2025. 12. 4.

'NATO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NATO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동맹의 ‘유료화’와 대서양의 균열

"돈을 내지 않는다면, 나는 러시아가 그들에게 원하는 대로 하라고 격려할 것이다."2024년 유세 기간 중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단순한 협박이 아니었습니다. 2025년 백악관의 주인으로 돌아온 그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가치 동맹이 아닌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로 재정의했습니다.

지난 1년,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의 목을 조르며 전례 없는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습니다. 75년간 서방 세계를 지탱해 온 집단 안보 체제가 ‘돈’이라는 잣대 아래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지, 2025년 말의 시점에서 심층 진단합니다.

1. 골대 이동: “2%는 옛말, 이제는 3%다”

2025년 2월 브뤼셀 나토 정상회의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장에 들어서자마자 2014년 합의된 ‘GDP 대비 2% 방위비 지출’ 목표는 “이미 10년 전의 낡은 기준”이라며 폐기했습니다.

그가 던진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GDP 대비 3% 즉각 달성’**이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행을 강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른바 ‘차등적 보호(Tiered Protection)’ 개념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 1등급 (3% 이상): 미국의 완전한 핵우산과 미군 주둔 보장.
  • 2등급 (2%~3%): 제한적인 군사 지원 및 연합 훈련 축소.
  • 3등급 (2% 미만): 나토 조약 5조(집단 방위 조항) 적용 재검토.

이는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나토의 핵심 정신을 송두리째 부정한 것으로, 안보를 ‘구독형 서비스’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에 의존해 온 유럽 국가들에게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2. 유럽의 예산 전쟁: “복지를 깎아 무기를 사라”

미국의 ‘청구서’가 날아들자 유럽 각국 정부는 패닉에 빠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미 재정 적자에 허덕이던 유럽 국가들에게 수십조 원의 국방비를 당장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었습니다.

결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 정부는 ‘고육지책’을 택했습니다. 연금 개혁을 가속화하고, 의료 및 교육 예산을 삭감하여 그 돈을 국방 예산으로 돌린 것입니다. 이는 즉각적인 사회적 반발을 불렀습니다. 베를린과 파리에서는 “미국 무기를 사기 위해 우리 연금을 깎을 수 없다”는 대규모 시위가 1년 내내 이어졌습니다.

특히 독일의 숄츠 내각은 이 문제로 연정이 붕괴 위기에 처하는 등 심각한 정치적 내상을 입었습니다. 트럼프의 요구가 유럽 각국의 내부 정치를 극우와 극좌로 양극화시키는 촉매제가 된 것입니다.

3.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의 강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방위비 증액의 속내는 단순히 유럽의 안보 강화가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미국산 무기를 사라”**는 것이었습니다.

미 국방부와 상무부는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를 늘리더라도, 에어버스(Airbus)나 다소(Dassault) 같은 유럽 방산 기업의 무기를 구매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미국은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명분으로 F-35 전투기,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 미국산 탄약 구매를 노골적으로 강요했습니다.

이는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꿈꾸던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강력한 반발을 샀습니다. 프랑스는 “유럽의 돈은 유럽의 방위 산업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장 러시아의 위협 앞에 급한 불을 꺼야 하는 동유럽 국가들은 성능이 검증되고 납기가 빠른 미국산 무기 구매 줄을 섰습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1년 차에 미국 방산 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유럽 수출 실적을 올리며 호황을 누렸습니다.

4. 동맹의 분열: 모범생 폴란드 vs 반항아 서유럽

나토 회원국 간의 분열도 가시화되었습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은 트럼프의 요구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였습니다.

폴란드는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5%까지 끌어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나토의 모범생(Model Student)”이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트럼프는 독일에 주둔하던 미군 병력 일부를 폴란드로 재배치하겠다고 발표하며, 돈을 내는 국가만 지켜준다는 자신의 원칙을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재정 여력이 부족하거나 정치적 저항이 심한 스페인, 벨기에 등 서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나토 이사회는 ‘미국파’와 ‘유럽파’로 쪼개져 사사건건 충돌했고, 단일 대오가 생명인 군사 동맹의 결속력은 급격히 와해되었습니다.

5. 신뢰의 붕괴와 ‘각자도생’의 핵무장론

2025년의 가장 위험한 변화는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불신’**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5조 발동 조건을 ‘납부 실적’과 연계시키자, 유럽 내에서는 금기시되던 ‘자체 핵무장론’이 수면 위로 떠 올랐습니다.

독일 기민당(CDU) 등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미국 대통령의 기분에 따라 우리의 생사가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며 영국, 프랑스와 연계한 ‘유로 억지력(Euro-deterrent)’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심지어 폴란드 등에서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넘어선 독자적 핵무장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비확산 체제(NPT)를 흔드는 위험한 징후였습니다.

6. 총평: ‘가치 동맹’의 종말과 ‘용병화’된 나토

 트럼프 2기 1년 임기동안 나토는 해체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던 그 나토는 사라졌습니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는 ‘가치 동맹’은 사라지고, 입금된 금액만큼만 안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적 안보 협의체’**만이 남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무임승차를 멈추고 돈을 내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를 외교적 승리라고 자평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돈으로 산 동맹은 돈이 떨어지면 언제든 무너진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이 균열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나토의 정치적 의지가 쪼개진 틈을 타, 2026년에는 러시아가 회색지대 도발(Hybrid Warfare)을 통해 나토의 결속력을 시험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합니다. 대서양 동맹은 창설 이래 가장 춥고 위태로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